그림책고전(4)
-
모리스 샌닥 글,그림, 강무홍 옮김, <괴물들이 사는 나라>, 시공주니어, 1994
칼 데콧 시상식에서 샌닥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 어린이의 갈등이나 고통을 전혀드러내지 않는 허식의 세계를 그린 책은 자신의 어릴때의 경험을 생각해 낼 수 없는 사람들이 꾸며내는 것이다. 그렇게 꾸민 이야기는 어린이의 생활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이 그림책이 뛰어난 건 동심도 잘 그려냈고 은유도 훌륭해서가 아닐까한다. "이 괴물딱지 같은 녀석!" , "그럼, 내가 엄마를 잡아먹어 버릴 거야!" ...후후 정말 악동같지않나? 지지리도 말 안듣게 생겼다. ㅋㅋㅋ 맥스는 소위 말하는 강적이다. 엄마가 방에 저녁밥도 안 주고 방에 가둬버렸다. 방에 갇힌 맥스는 자기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상상 속 왕국에서는 자기가 왕이다. 괴물들과 너무너무 신나게 놀다가 배고프고 지칠때쯤 맛있는 냄새가 난다. (나도 ..
2021.03.30 -
유리 슐레비츠, <비 오는 날>, 시공주니어, 1994
지난 토요일에 도서관에서 유리 슐레비츠의 그림책을 3권을 빌렸는데 셋 다 처음 보는 그림책들이었다. 내가 읽은 유리 슐레비츠의 그림책은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 도 그렇고 도, 이 책에도 앞에 특정 인물에 존경을 담아 책을 바치는 것으로 되어있다. 아마도 그 분들과의 추억이 깃든 작품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앞서 은 부모님께 바치는 책이고, 이 은 '이사벨 라이트 박사님께' 드리는 책이다. 비야 늘 오는 것일텐데 왜 굳이 묘사를 했을까. 이사벨 라이트 박사님이 일깨워주신 무언가와 연관이 있지않을까. 평범한 순간이 비범하게 다가오게 된 뭔가를 주셨을거 같다. '바닷물이 부풀어올라 하늘에 녹아드네.' 와 이런 표현은 정말이지 실제 경험했던 장면을 묘사한 시 같다. 독창적이다. '난 물웅덩이 속의 조각 하늘을 뛰..
2021.03.16 -
유리 슐레비츠, <새벽>, 1994, 시공주니어
내가 왜 유리 슐레비츠의 그림책을 봤다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봤는데 잊었을까. 너무 좋은 그림책이다. 한 편의 시 같아서 이 책의 본문은 필사를 하고 싶다. -------------------------------------------------------------------------------------------- 유리 슐레비츠 조용하다. 고요하다. 싸늘하고 축축하다. 호숫가 나무 아래 할아버지와 손자가담요 속에서 웅크리고 잔다. 달빛은 바위와 나뭇가지를 비추고, 이따금 나뭇잎 위로 부서진다. 산은 어둠 속에서 말없이 지키고 서 있다.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다. 아, 실바람. 호수가 살며시 몸을 떤다. 느릿하게, 나른하게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외로운 박쥐 한 마리, 소리 없이 허공을 맴돈다. 개구..
2021.03.14 -
퀸틴 블레이크, <앵무새 열 마리>, 시공주니어, 1996
로알드 달의 책에 그림을 많이 그렸던 작가로 알고 있다. 를 워낙 재밌게 읽어서 그런지 로알드 달의 문체와 퀸틴 블레이크의 그림이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이 그림책을 보니 이 작가는 원래 위트있고 개성이 강한 작가분인거 같다. 왜 굳이 이런 책을 만들었을까? 아직 잘 모르겠다. 근데 아이들은 숨바꼭질을 매우 좋아하니까 이 책을 재미있게 볼 거 같다는 생각은 든다. 내가 어렸을때 이 책을 읽었다면 아주 재미있게, 보고 또 보고 했을거 같다. 장면마다 구성요소들이 많기도 하고 (집 전체를 다 보여주는 듯) 앵무새 표정 하나 하나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테니까. - 그림책은 일상적이지 않은 사건이다.
2021.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