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슐레비츠, <비 오는 날>, 시공주니어, 1994
2021. 3. 16. 23:26ㆍ카테고리 없음
지난 토요일에 도서관에서 유리 슐레비츠의 그림책을 3권을 빌렸는데 셋 다 처음 보는 그림책들이었다. 내가 읽은 유리 슐레비츠의 그림책은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
<새벽>도 그렇고 <보물>도, 이 책에도 앞에 특정 인물에 존경을 담아 책을 바치는 것으로 되어있다. 아마도 그 분들과의 추억이 깃든 작품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앞서 <새벽>은 부모님께 바치는 책이고, 이 <비 오는 날>은 '이사벨 라이트 박사님께' 드리는 책이다.
비야 늘 오는 것일텐데 왜 굳이 묘사를 했을까. 이사벨 라이트 박사님이 일깨워주신 무언가와 연관이 있지않을까.
평범한 순간이 비범하게 다가오게 된 뭔가를 주셨을거 같다.
'바닷물이 부풀어올라 하늘에 녹아드네.' 와 이런 표현은 정말이지 실제 경험했던 장면을 묘사한 시 같다. 독창적이다.
'난 물웅덩이 속의 조각 하늘을 뛰어넘을 테야.' ...나도 이런 놀이를 했던 것 같은데. 간신히, 어렴풋이 기억난다. 창고 깊숙이 처박아둔, 먼지가 켜켜이 쌓인 일기장을 탈탈 털어내고 읽는 느낌이다. 아니다 일기에서도 이렇게 멋진표현을 남기지 못했을거다. 아주 잠깐 스치듯 지나간 감정일테니까...
그림책은 누군가와 함께했던, 평범한 순간속에 특별했던 기억의 조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