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버닝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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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네 루드비히 글, 사비네 빌하름 그림, 유혜자 옮김, <싫다고 말 못하는 아기 돼지 네네>, 은나팔, 2014년
예측을 벗어나는 결말이었다. 아기돼지 네네는 바다로 수영하러 가기 위해 온갖 준비물들을 챙겨서 집을 나선다. 그 때 엄마가 불러서 잘 다녀오라고 뽀뽀를 한다. 근데 바다로 가는 버스를 놓쳤다. 시작부터 꼬인다. 집 앞에서 친구 강아지를 마주쳤는데 튜브를 터뜨리고, 그 다음에 만난 친구 고양이는 너무나 무례하게 모자를 망가트리고... 이야기 전개가 작위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마음이 약한 사람들은 한 번쯤 경험해 봤을법한 이야기다.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서 들어줬는데 하필 그것때문에 자기 일이 꼬인 날, 예기치 않았던 다른 안좋은 일이 발생한다. 우연찮게 연이어 그런일이 벌어지는 날도 있다. 나를 탓하든, 친구를 탓하게 된다. 부탁한 사람이 상처받을까봐, 그것때문에 자기를 싫어하게 되지나 않을지 ..
2021.07.24 -
존 버닝햄 글그림, 이주령 옮김,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 시공주니어, 1996
존 버닝햄의 이 책도 그렇고 그의 아내인 헬렌 옥슨버리의 도 그렇로 운율이 느껴지는 그림책이다. 이 책은 왼쪽에는 흑백, 오른쪽 페이지는 칼라로 되어있다. 점층적으로 배 안에 한 마리씩 동물들이 동행에 함께 하게 되고, 소란을 피우지 말라는 검피 아저씨의 당부가 있었지만, 허무하게도 배가 전복되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절정을 맞는다. 그러나 이런 엄청난 사고(?)에도 게의치않고 따뜻한 햇볕 아래서 몸을 말리고는 아름다운 유채꽃(?) 들판을 지나 집에서 차를 마시면서 평화로운 마무리를 하고 있다. 참 따듯한 그림책이다. 색의 톤도. 이야기도 그렇다. 이런 아량과 포용이 늘 함께한다면 세상은 얼마나 포근할까. 존 버닝햄의 묘사에 한편으로는 의아하면서도 놀라울 따름이다. 그런데 앞부분에 저자 소개글에 이런 문장이..
2021.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