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쇤헤르 그림, 제인 욜런 글, 박향주 옮김, <부엉이와 보름달>, 시공주니어, 1996
산 속이어서 그럴까. 달이 밝기로서니 이렇게 밝은 밤이 있을까... 보름달이 참 밝구나라고 실감했던건 군대에 있을때였다. 행군할 때. 야간행군을 밤에 종종 할때가 있는데 달이 밝으면 걷기 한결 편하다. 게다가 눈까지 쌓인 지역이라면. 눈에 빛이 반사돼서 더 밝아진다. 강원도에서 군 생활을 했기에 눈은 정말 원없이 본 거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너무나 황홀한 절경은 굉장히 힘든 순간에 눈앞에 예고도 없이 나타나곤 했다. 그 풍경의 대부분은 설경이었다. 육체적으로 너무 피곤하고 입김에 안경은 잘 보이지도 않아 더 짜증이 나는 행군길에불현듯이 나타나던 풍경이 태어나서 한 번 볼까 말까한 아름다운 설경들이었다. 그 순간에 머물지 못하고 떠나야하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보름달 아래 적막한 산길을 걷는 기분은 어렴풋이..
2021.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