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 글 그림, 김경연 옮김, <브루노를 위한 책>, 풀빛, 2003
2024. 5. 5. 11:50ㆍ카테고리 없음
•책 속으로 들어가는 은유
영화 <쥬만지>를 연상시키는 현실-환상 속의 세계로 들어가는 관문을 마치 케케묵은 다락이나 지하실 창고를 들어갈 때의 무서움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도록 표현했다.
•브루노를 몰입하게 한 보이지 않는 '공포'
전체 모습은 보이지 않고 뭔가 커다란 생명체의 발톱에 의해 친구인 울라가 납치되자 브루노는 망설임과 놀라움에서 용기를 내 모험에 뛰어들게 된다. (책에 몰입하게 된 사건)
•아이들이 재밌어 하는 '게임'을 연상케 하는 모험
드레곤, 외딴 섬, 숨은 조력자(새), 보트와 검과 신비한 가방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을 구성하고 배경의 다른 디테일은 묘사하지 않되 발톱자국을 묘사함으로써 위기감 고조한다.

• 밝고 유쾌한 아이들과 대비되는 어두운 심연
유일하게 밝은 톤의 아이들 옷에 비해 대부분의 배경은 어두우면서도 신비롭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로 묘사되어 미지의 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이 부분이 제일 궁금하다. 그림안에서 그림을 관찰하는 '물고기의 시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한 방향으로만. 하이델바흐의 작품에서는 수수께끼가 많다.
• 현실과 환상이 모호한 경계에서 마무리
아무런 배경이 없는 곳에서 악수 하며 헤어지는 브루노와 울라. 울라가 붙여준 커다란 반창고가 브루노의 '경험'이 ‘실제’임을 말해주고, 울라는 브루노에게 다음에 또 오라고 한다.
꿈일까 생시일까 라는 측면에서 마르케스를 비롯한 남미문학의 '환상 리얼리즘'이 연상되기도 하고, <장자>가 생각나기도 한다.
•<하이델바흐의 트레이드마크는 2000년 독일 청소년 문학상의 심사위원들이 이전에 출판된 그의 작품에 대해 특별상을 수여할 때 말한 것처럼 "어린아이와 같은 감정, 지각 및 경험"에 대한 섬세한 고찰이다. 하이델바흐는 아이들의 행동과 욕구를 말과 그림으로 포착하는데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성, 죽음, 질투, 공격성과 같은 민감한 주제에 관해서도 "교육적 자극"을 배제합니다.”>
초현실주의와 차분한 색상
<하이델바흐의 회화 언어는 특이하다. 작가는 초현실주의와 같은 다른 예술 시대의 요소들을 사용하지만 그것들을 자신의 회화적 발명품과 결합한다. 여기서도 그는 아이들의 세계를 장밋빗으로 그리지 않는 점을 강조한다. 비평가들은 그의 그림 이야기의 색채가 종종 너무 차분해서 아이들의 일상 생활의 어두운 면을 반영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하이델바흐는 “아이들에게서 매우 사랑스러운 것들을 관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또한 사랑스로운 추악함도 관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출처 : 어린이 세계의 재미와 끔찍한 이야기 – 로미 쾨니히 -Goethe-Institut Korea)
그의 작품에서 해양생물이 자주 등장한다든지, 다른 시점의 관찰자가 존재한다는 점, 배경 중에 아직 의미를 모르고 있는 디테일한 상징 등 하이델바흐를 이해하기 위해선 그를 둘러싼 것들을 좀 더 파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