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바슐레 글ㅣ그림, 나선희 옮김, <후다닥닥닥 기사>, 책빛, 2023

2023. 3. 15. 00:14카테고리 없음

오늘은 프랑스 그림작가 질 바슐레에 대해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날이었다. 집에 <보세주르 레지던스>만 갖고 있다가 어제 2023년 신간 <후다닥닥닥 기사>를 샀고,오늘 모임에서 <XOX와OXO>를 만나게 돼서 질 바슐레의 작품 여러개를 놓고 비교를 할 수 있었다. 이 작가의 모든 작품에서 다른 그림책이나 소설, 영화를 패러디한 장면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작품에 위트가 쉴새없이 꿈틀거린다. 다채로운 상징으로 차린 진수성찬을 보는 것 같다. 질 바슐레의 넘치는 상상력은 면지를 가득 채운 그림들에서도 장관(?)을 이룬다. 그러나 세 작품에서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방식은 확연히 다 다르다. 그 중에 특히 맘에 드는 책은 <후다닥닥닥 기사>인데,  이 작품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달팽이가 질 바슐레를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캐릭터가 아닐까한다. 

달팽이는 몸에서 나오는 점액질로 막을 형성해 칼날 위로도 기어갈 수 있다. 질 바슐레가 풀어내고 묘사하는 넉넉한 위트와 유머, 능청을 보다보면 그 편안함과 여유로 인해 무장해제되고 위로받게 된다. 출판사에서 요청해 보내온 <한국의 어린이 독자들에게> 편지에도 능청스러운 위트와 따듯한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중학교 1학년때 짝궁이 아주 푸근하고 편안한 친구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친구의 능청스러움과 유머때문이었던거 같다. 

아는 만큼 보이는 여러 상징들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 거 같다.  (이 상징들로 국내버전의 그림책을 만들어보면 아주 재밌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