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드 칼리 글, 세르주 블로크 그림, 안수연 옮김, <적> , 문학동네, 2008년

2022. 3. 27. 23:07카테고리 없음

콜라주 기법과 모노톤, 선 중심의 표현으로 여백을 둠으로써  주인공의 상황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이렇게 단순하고 간결하게 본질을 생각하게 하다니... 놀랍다. 과 관련된 부분만 빨간색으로 표현 (적의, 전투지침서, , 무공훈장)했고, 여러가지 상념에 빠지는 별밤을 제외하면 배경에 대한 묘사를 절제했다. 
우리가 뭔가를 지칭하는 낱말 들 중에는 너무도 쉽게 하나로 의미가 규정되어 버리는 것들이 많다. 특히 그게 물건인 경우가 아니고 사람일 경우 <사람들>에는 참 간편하게 의미가 묶여버리고 만다. 
불과 40년전에는 북한이 <북괴>로 불렸었다. 반공이데올로기 교육이 공교육의 핵심에 가까울 정도로 매년 우리는 포스터나 웅변을 배우기도 했고, 그런 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는 것이라면 여러 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권장됐다.
그런 포스터 속에는 이른바 <공산당>, <북괴>라는 이름의 표현들이 당연히 기괴한 모습으로 그려질 수 밖에 없던 시절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기막힌 시간이었다. 
40년간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금은 어찌보면 한 해 한 해가 다르다. 그런 현대에서도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침공하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21세기에도 정치와 종교 이데올로기가 한 개인을 속박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아직도 전 세계엔 수천만명의 난민들이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다비드 칼리는 이 작품에서 실제 사진을 삽입함으로써 개인의 개별성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사실 난민, 이주민, 다문화 가정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하나의 이미지란게 있을 것이다. 개별적인 사람들과의 경험이 없으면 당연히 언론에서 비춰진 모습만 보고 단순한 인상의 형태로만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가 의외로 많다. 이 그림책은 이데올로기의 무서움과 동시에 개인의 가질 수 있는 편견도 무서울 수 있음을 마지 영화의 반전처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