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 스콧 글, 시드니 스미스 그림, 김지은 옮김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책읽는곰, 2021

2021. 12. 25. 19:42카테고리 없음

<그림으로 글쓰기> 낭독회 후기

 이 책은 이미 너무 유명한 책이었는데 난 아직 책의 내용을 보지 못해서 내용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낭독을 하겠다고 했다. 낭독으로 이 책을 선택하고 나서 비로소 책을 사서 봤는데... 너무너무 좋은 책이긴 했지만 낭독하기엔 쉽지 않은 책이었다. 지은이인 조던 스콧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대화보다 나래이션으로 구성된 책이었는데 연습삼아 낭독해보니 너무 단조로운 톤이 돼버려서 자칫 잘못하면 지루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해외에서는 이 책을 어떻게 낭독했을까 찾아봤다. 내가 읽은 속도로 8분 정도가 걸렸는데 해외에서는 대부분 4분 내외로 빨리 읽었다. 

4분은 너무 짧은거 같고 그래도 조던 스콧은 시인인데 마치 시를 낭독하듯이 읽는게 좋지않을까?  

외국에서는 낭독을 할 때 지나치게 감정을 넣어서 읽는것 보다는 편안하게 그야말로 '읽어주는' 느낌이었다. 

김난령 선생님께서 조던이 아빠의 말을 듣고 강물을 보며 깨닫게 되는 장면(페이지가 좌우로 펼쳐지는 장면)부터 배경음악을 넣어주신게 신의 한 수였는데 처음 들을 때부터 코 끝이 찡했다. 이건 좀 위험한데. 내가 낭독하면서 내가 울컥하다니... 

절제하는게 좋을거 같아 억양만 조금씩 변화를 주려했다. 조던의 어린 내면의 목소리라고 생각하면서 낭독하되 감정적으로 오버는 하지말자고 생각했다. 

리허설도 좋았으나 결국 실제 낭독할 때 ppt의 소리공유를 체크하지 않는 바람에 배경음악이 제때 나가지 못하는 실수를 했다. 내가 첫번째 낭독자고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전체 낭독부분에서도 가장 극적인 부분이며, 너무나도 중요한 타이밍이었는데 너무 일찍 큰 실수가 나왔다. 라이브의 묘미라고 하기엔 두고두고 아쉬운 부분이 됐다. 그렇게 일찌감치 인간적(?)인 행사로 편안해졌고, 실수 덕분인지 긴장해서 붕 떠있던 감정이 지상으로 내려왔다. 

다행히 뒤에 낭독해주시는 주자분들이 너무도 잘 달려준 덕분에, 이미 온마음을 열고 낭독을 받아들이시는 청중 덕분에 

낭독회 자체는 기대 이상의 감동을 전해드리게 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낭독자들이 낭독으로 해당 그림책을 선택한 이유를 본인의 일상과 녹여내서 들려줬기에 듣는 사람들에게 더 깊은 울림과 감동을 준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