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슐라 팔루신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게으를 때 보이는 세상>, 비룡소, 2018
2021. 10. 11. 22:36ㆍ카테고리 없음
3명의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무슨 내용인지 몰랐다. 요즘 이렇게 집중이 안된다. 앞서 폴란드 그림책들이 전반적으로 어둡고 투박한 느낌이라고 했는데 이제까지 봤던 폴란드 그림책 중에 가장 위트있고 밝은 작가인듯 하다.
마치 셀로판지나 선글라스를 끼고 바라보는 세상풍경처럼 모노톤의 그림들이지만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게다가 독창적이어서 재밌다.
정말 정말 한가해서 거미의 표정까지 읽을 수 있을것만 같은 순간 (나도 어릴때 잠자리의 표정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들이 담겨있다. 그림을 설명하는 글들은 아마도 '지금 뭐 해?'라고 묻는 순간을 담은 듯하다. 그러나 그림들은 그 일을 행하기 전의 고요한 찰나를 묘사했다. 그 '정지'의 순간이 아이의 마음속에 사진처럼 남아 있는게 아닐까.
그 순간 아이가 관찰한 무아지경의 세계.
아이가 잠들기 직전에 침대에 누워있는 그림도 근사하다. 창문으로 들어온 달빛이 벽에 비치는 장면. 그리고
창문을 통해 보이는 나뭇가지의 그림자. 차가운 달빛이 따스하게 느껴지는 마법이다.
* 그림책은 찰나의 예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