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0. 11. 20:12ㆍ카테고리 없음
“누군가 위에서 우리를 내려다본다면, 세상은 땀 흘리고 지치고 바쁘게 뛰어다니는 사람들로, 그리고 그들을 놓친 영혼들로 가득 차 보일 거예요. 영혼은 주인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큰 혼란이 벌어져요. 영혼은 머리를 잃고, 사람은 마음을 가질 수 없는 거죠. 영혼들은 그래도 자기가 주인을 잃었다는 걸 알지만, 사람들은 보통 영혼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조차 모릅니다.” - 올가 토카르축 글,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잃어버린 영혼>중에서.
만약 제대로 영성에 관한 그림책을 만든다면 이런 그림책이지 않을까한다.
원영 스님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인 것들>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는데…인디언 원주민들이 말을 타고 달리다가도 잠깐씩 멈춰서 뒤를 돌아보곤 한다는…너무 빨리 달려서 영혼이 못쫓아올까봐.
마치 모눈종이 같은 내지, 거친 종이질감, 페이지 위에 인쇄된 의문의 숫자들, 중간 중간 삽지되어 있는 트레이싱지가 ... 수수께끼였는데 출판사 보도자료를 보고 나서야 풀렸다.
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놀랍다. 계속 읽어보자
자신이 나타내고자 하는 영혼이라는 감성을 마치 공감각적으로 표현한거 같다. 모노톤의 그림, 좌측과 우측의 표현공간 분리, 그림의 감성에 맞는 종이질감...이런 것이 하이브리드 그림책이 아닐까 싶다. 매우 독창적이다.
보통은 궁금하지 않은데 이 그림책은 글쓴이와 그리는이가 어떻게 소통했을까도 궁금한 책이다. 신선한 충격이다. 이 책은 소장해야할 책이네.